유난히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다.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 오늘의 못다 한 고민, 곁에 있는 사람 혹은 더 이상 곁에 없는 사람. 그런 순서 없는 잡념의 끝이 과거의 어느 밤으로 날아가 닿기도 한다. 사랑, 연애, 잠자리 모두 해 볼 만큼 해 본 것 같다 생각하는 나지만, 아직도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인상 깊었던 밤. 그 밤들의 나는 유난히도 반짝였다.

한없이 뜨거웠던 첫사랑
첫사랑은 대학교 신입생 때였다. 그게 첫 연애는 아니었다. 10대 때의 장난 같은 연애 놀이를 감히 사랑이라 칭하기엔 민망하지 않을까. 그를 만나기 전의 나는 뜨거움이 뭔지도 모르는 어린아이였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강의실에서 보고, 카페에서 보고, 서로의 자취방에서 또 봐도 늘 즐겁고 아쉬웠다. 방 안의 불을 다 끄면 낮에도 깜깜했던 그의 작은 집. 맞댄 입술 옆으로 가만히 내 뺨을 감싸다 점점 가슴으로 치마 속으로 옮겨가던 뜨겁고 얕게 떨리던 손. 항상 거기서 멈추던 그가 어느 날은 내 옷의 단추를 풀었다. 우리는 동시에 서로를 쳐다봤다. 누구도 동의를 구하는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눈빛으로 허락을 주고받았다. 긴장한 내 안으로 한 번에 들어오지 못한 그가 아파하는 나를 보며 멈추려 하는 것을 눈치채고, 나는 한 번 더 그를 끌어당겼다. 그 밤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그의 한없는 다정함 때문이었을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내가 예뻐서 미치겠다던 그의 눈빛이 아직도 꿈속에서 선하게 떠오른다. 아직도 종종 대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그 사람 다시 만나면 절대 안 놓칠 거야.”하고 너스레를 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