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제이 연구소의 사회 심리학자 저스틴(Justin Lehmiller)은 미국의 남녀 4000명의 성적 판타지를 연구했는데, 가장 흔한 성적 판타지가 쓰리 썸과 집단 성행위, BDSM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특히 BDSM은 소위 음지의 영역이라고 알려져 있는 만큼 이러한 결과는 놀라움을 동반한다. 물론 미국의 사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겠으나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SM이라는 명칭으로 언급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소설 원작의 <트와일라잇> 팬 픽션으로 작성되었다가 엄청난 유명세를 얻고 정식 출간한, 심지어 영화로도 만들어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BDSM을 소재로 하고 있다. 비평 혹은 미학과 같은 학문적인 영역에서 BDSM 관련 용어들이 사용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웹툰이나 웹소설 등에서 BDSM이 종종 중요 소재로 다뤄지기도 하다 보니 문화생활을 좀 한다는 한국 젊은이들에게는 낯선 소재라고 하기에도 조금 멋쩍다. 본인이 실제 에세머(SMer, BDSM의 성 취향을 가지고 실제로 행위를 하는 자들을 지칭하는 말)가 아니더라도 BDSM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어차피 즐길 거라면 알고 즐기는 것이 백배는 더 즐거운 법이다. 에세머에게도, 비에세머에게도 유익한 BDSM에 대한 기초 지식을 모아보았다.
BDSM이란 무엇인가
BDSM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단어로 쓰이지만 사실 알파벳 하나 당 각각 다른 영역을 지칭하는 약어이다.
[B] 구속/속박(Bondage)
[D] 훈육(Discipline),지배(Dominance)
[S] 가학(Sadism),굴복/복종(Submission)
[M] 피학(Masochism)
BDSM은 개인의 성적 판타지를 반영하여 파트너 간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롤플레잉 섹스다.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과는 다른 성적 취향을 반영하여 행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파트너 간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강력한 전제조건으로 삼는다. BDSM의 영역은 흔히 B&D(B&D 구속과 훈육, Bondage & Discipline), D&S(지배와 복종, Dominance & Submission), S&M(가학과 피학, Sadism & Masochism),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굉장히 일반적인 구분일 뿐 개인의 취향과 파트너 간 합의 사항에 따라 중첩될 수도, 걸쳐서 나타날 수도 있다. 이중 SM의 어원이 되는 가학과 피학 성향은 다른 영역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가학성과 피학성을 성적 취향으로 지닌 사람들은 사디스트와 마조히스트(또는 매저키스트)라 지칭한다.

각 영역은 특정한 행위들로 대표된다. B&D에는 로프, 수갑, 족쇄 등과 같은 구속구를 활용해서 신체를 구속하는 것이 속한다. D&S는 정신적인 지배와 복종 행위를 수반한다. 서브(섭, Sub, D&S 관계에서 복종을 하는 사람)가 돔(Dom, D&S 관계에서 지배를 하는 사람)에게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식의 역할극을 수행한다면 D&S이다. 마지막으로 S&M은 촛농, 패들 등으로 신체에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D&S와의 차이가 여기에서 발생하는데 S&M은 육체적인 고통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정신적인 통제와는 별개의 의미이다. 물론 두 가지가 합쳐진 경우도 있겠으나 어찌 되었든 구분되는 개념이라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혼동했다간 단순히 육체적 고통을 원하는 사람에게 정신적 복종을 요구하는 등의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